미묘하지만 만연한 직장 내 ‘먼지차별’

관리자 0 33 09.19 18:44
'먼지차별'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미세먼지와 같이 미묘한 차별이다.
어떤 사람은 매일같이 경험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자신이 먼지차별을 가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먼지차별'이란?
먼지차별은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차별이다. '마이크로어그레션(microaggression)'에서 착안해 만든 단어다.
마이크로어그레션은 '아주 작은(micro)'과 '공격(aggression)'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미세하지만 공격적인 차별을 뜻한다.
상대가 의도적으로 한 말이나 행동이 아니어도 당사자가 모욕감이나 적대감을 느끼면 먼지차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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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차별은 일상 속에서 종종 마주할 수 있다.

여성 CEO에게: "사장님과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남자 간호사에게: "와, 남자간호사 보기 드문데"
LGBTQ 인턴에게: "게이처럼 안 보이시네요"
백인이 아닌 동료에게: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아니, 제 말은 진짜 태어난 곳이 어디냐고요"
혼혈인에게: "그래서 어느나라 사람이에요?"

연구원들은 먼지차별이 지속해서 쌓이면 낮은 자존감과 소외감,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직장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민감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먼지차별의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를 위한 방법이 있다.

먼지차별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먼지차별은 편파적 발언과는 다르다. 악의적인 의도가 담긴 말이 아니더라도, 상대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도 먼지차별에 해당한다.

기차 안에서 누군가의 옆에 의도적으로 앉지 않는 것, 누군가 당신과 같은 인종이라는 이유로 같은 언어를 구사한다고 가정하는 것
(혹은 인종이 달라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를 거라 생각하는 것), 다르게 보이는 사람이 지나가면 훔쳐보는 것은 모두 먼지차별에 해당한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심리학과 교육학을 가르치고 있는 데럴드 윙 수 교수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난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그는 "학생들이 '수 교수님, 프레젠테이션 정말 좋았어요. 아 참, 선생님 영어 정말 잘하시네요'라고 하면 '고마워, 여기서 태어났는데 그럼 잘해야지'라고 대답한다"고 말했다.

수 교수를 칭찬한 학생은 아마도 그를 정말로 칭찬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은 수 교수에게 차별적인 메시지를 던진 격이다.
수 교수는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났고, 이는 그를 자신의 나라인 미국에서 외국인처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왜 피해를 주는가?
먼지차별을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일부 사람들은 먼지차별이 차별적인 언어를 피하고자, 혹은 서로 민감해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말한다.

토론토 캐나다 정신 건강 협회의 공공정책 이사인 업팔라 찬드라세에라는 미묘한 차별이 계속해서 쌓이면 스트레스와 불안을 유발하고,
최약의 경우 약물 혹은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구경꾼들(먼지차별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먼지차별에 대한 반응이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왜 저렇게 화를 내냐, 칭찬 혹은 장난일 뿐인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은 단지 오늘 일어난 일에 대해서 반응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즉, 이들은 5일 전, 5개월 전, 혹은 5년 전부터 반복되어온 일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다.

찬드라세에라는 "처음에 차별을 겪었을 땐 너무나 고통스럽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냥 상자 안에 넣어두지만 사실 몸이 그 트라우마를 기억한다.
그래서 다음에 같은 일이 또 일어나면 격한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치 방법
직장 내 먼지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찬드라세에라는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는 먼지차별의 반복적 성격을 언급하며 "먼지차별 피해자들이 격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처음 일어난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괜찮은지 확인하는 것은 그들의 정신건강과 사회 소속감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상대가 괜찮은지,
혹은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지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 교수는 그의 학생이 그가 영어를 잘한다고 칭찬했을 때,
미국에서 태어났다고 대응한 것과 같이 먼지차별의 피해자가 먼지차별을 푸는 동시에 좀 더 개입해 가해자를 교육할 것을 제안한다.

인종차별과 다문화주의를 연구하는 수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인종, 성별, 성적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우리가 스스로 어떤 편견을 가졌는지 명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고 말하면, 감정적이거나 방어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인내심을 갖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당신의 어떤 말 혹은 행동이 불쾌함을 느끼게 했는지 물어보면서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먼지차별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발판을 제공하는 것도 차별을 맞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에 데이비드 주는 2010년 '마이크로어그레션 프로젝트(Microaggression Project)'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프로젝트 공동 설립자인 주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소수 인종, 여성, LGBT 커뮤니티, 다양한 사회경제적 계급, 이주자, 장애인 등 서양 사회 안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소수자 그룹에 속해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최근의 집계에 따르면 15,000개 이상의 각기 다른 먼지차별이 웹사이트에 기록됐다.
그는 "소수자의 이야기를 세상에 더 많이 알리고 경험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내 변화를 촉구하는 것
인사부는 반복적인 먼지차별과 관련된 직원들의 불만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또, 이들의 말에 지나치게 격한 반응을 보이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찬드라세에라는 직장에서 지속해서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정신 건강의 문제에 해당한다며,
패배감을 느끼거나 차별대우를 받는다고 느끼는 근로자들은 출근하지 않거나 일을 해도 100% 최선을 다해 일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한다.

캐나다에서는 이러한 문제로 50만 명의 사람들이 일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주는 먼지차별이 "고용에서 승진, 그리고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하지만 먼지차별은 단지 직장 내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마이크로어그레션'이라는 단어는 2015년에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추가되었지만, 이 개념은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주는 "이제껏 일상생활을 하는 데에 이런 차별대우와 같은 경험을 학문적인 용어로 직접 표현을 할 필요는 없었다"며
"이를 단어로 정의하는 것 자체가 이가 현실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BBC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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